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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모빌리티는 자동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연구원B 2025. 6. 15. 05:00

공유 모빌리티는 자동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도시 곳곳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공유 자전거, 차량 공유 서비스가 급격히 확산되었다. 이러한 공유 모빌리티는 '자동차 없이도 도시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이상적인 목표로 제시하며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자동차 사용량을 줄였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확실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공유 모빌리티의 가능성과 현실

공유 모빌리티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과 접근성이다. 사용자는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이동 수단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는 고정된 노선을 따르는 대중교통보다 더 개인화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지하철역에서 집까지의 마지막 1km 구간, 즉 '라스트 마일(last mile)'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한국교통연구원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킥보드 사용자의 약 60%가 기존에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구간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이용을 대체한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했다. 미국의 사례도 유사하다. McKinsey & Company의 2021년 분석에서는 공유 모빌리티가 자동차 보유율이나 교통량을 유의미하게 줄였다는 통계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명시했다.

도시 인프라와 사회적 마찰

공유 모빌리티의 확산은 도시 인프라 측면에서도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공유킥보드의 무단 방치 문제는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하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자전거나 차량 공유 서비스도 주차 공간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특히 서울처럼 공간이 협소한 도시에서는 공유 차량도 결국 기존 차량과 같은 공간을 차지하게 되며, 혼잡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이유

공유 모빌리티가 진정한 의미에서 자동차를 대체하려면 도시 전반의 구조와 문화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공유 수단의 증가만으로는 '자동차 없는 도시'를 실현하기 어렵다. 도시 계획 단계에서부터 보행 중심 설계, 대중교통 강화, 차량 진입 제한 구역 설정 등의 정책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파리 시는 2024년까지 도시 중심부를 자동차 제한 구역으로 전환하고, 자전거 전용도로 확대와 대중교통 정비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공유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이동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한국도 이제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유 모빌리티의 미래와 과제

앞으로 공유 모빌리티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기반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DRT), 자율주행 공유차량, 전기차 기반 공유 서비스 등은 기존 자동차의 소유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이 실제로 도시의 자동차 수를 줄이고 환경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정책적 접근이 중요하다. 공유 모빌리티는 도시 계획의 일부로 편입되어야 하며, 교통 수단 간의 유기적인 연결성과 공공성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 예산과 규제의 균형, 시민 참여,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등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로소 공유 모빌리티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 환경의 질, 사회적 평등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공유 모빌리티는 이 거대한 전환의 하나의 축일 뿐이며, 이와 함께 도시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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